창업자들을 멘토링하거나 스타트업 심사를 가면 진입장벽이라는 말을 종종 하거나 듣게 된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려는 자들은 그들의 나아감에 저항하며 방해하는 높고 낮은 장벽을 불가피하게 만나게 된다. 그것은 기술이나 특허일 수도 있고, 자금, 인력, 경쟁업체, 마케팅 환경, 혹은 제도적인 규제일 수도 있다. 비즈니스를 불편하게 하는 부정적인 이슈이기에, 대개의 스타트업은 가급적이면 진입장벽이 낮고 수월한 쪽에서 기회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들 앞의 비즈니스 진입장벽이 높고 강력하며, 그러기에 자신들에게 강한 기회가 된다고 역설하는 창업자들을 가끔 본다. 이유를 들어보면 설득력이 있다. 높고 강한 장벽은 소수만이 혹은 자신들만이 넘을 수 있고, 그 장벽을 넘기만 하면 시장의 지배력이나 배분을 크게 가져갈 수 있기에, 진정한 비즈니스 매력이 있다는 말이다. 장벽이 낮으면 경쟁자들이 쉽게 달려들어 금세 이전투구의 장이 될 것이니, 그럴듯하다. 그러고 보면, 강한 핵심역량과 열정을 가진 이들에게 있어, 장벽은 그들의 잠재력을 입증해주는 동시에, 경쟁자들을 걸러주는 강력한 우군이 되어주는 셈이다.